[뉴스] "전통문화는 가꿀수록 빛나··· 시민에게 IR같은 홍보 펼칠 것"

  • 등록일: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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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이사장에 임명된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

정동극장 신임 이사장에 임명된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은 8일 "우리 전통문화가 재조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한글과컴퓨터 제공)

 

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대왕판교로 한글과컴퓨터(한컴) 본사. 김상철 회장(62)을 만나기 위해 회장실로 들어가는 순간 마침 김 회장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익숙한 음조의 국악이었다. 김 회장은 “‘국악 벨소리’도 괜찮지 않냐”는 말로 운을 뗀 뒤 “국악처럼 훌륭한 우리 전통문화가 많은데 현실에서는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17일 정동극장 이사장에 임명됐다. 정동극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으로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 공연예술 문화의 발전을 위해 1995년(재단법인은 1997년) 설립됐다. 이사장은 문체부 장관이 임명한다. 임기는 3년. 평소 전통문화에 애착이 컸던 김 회장은 정동극장 이사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우수한 한국 전통문화를 재조명하는 기회를 더 자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김 회장은 전통문화를 대하는 일본과 한국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일본 신사(神社) 앞에는 어김없이 다양한 기념품이 있고 또 조금씩 달라진다”면서 “하지만 한국 사찰 앞에는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등을 긁을 때 사용하는 ‘효자손’만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전통문화가 일본보다 훌륭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활용하고 확산시키려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구슬(전통문화)은 널려 있지만 제대로 꿰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이런 안타까움에서 4년 전 시작한 것이 ‘우리문화지킴이(우문지)’ 활동이다. 김 회장이 직접 만든 사단법인 우문지(www.woomunji.com)는 홈페이지에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통문화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도 펼치고 있다. “전통문화에도 기업설명회(IR) 같은 홍보 개념이 필요하다”는 김 회장의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다. 6월에는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등을 돌며 주요 궁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훈민정음을 국보 1호로 제정하자는 국민 서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현재 우문지 사이트를 전통문화 포털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전통문화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동극장 이사장에 나 같은 기업인을 앉힌 것도 대중이 전통문화를 제대로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들라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2010년 한컴을 인수하게 된 것도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마음과 맥이 닿아 있다고 했다. 그는 “한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작자와 제작 원리를 알 수 있는 글자로서 훌륭한 전통문화”라면서 “정작 국민은 그것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한컴은 내년 초 전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MS오피스에 대항해 새로운 오피스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한컴이라는 회사를 잘 키워 내는 것도 전통문화를 수호하는 일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현재 전 세계 오피스 프로그램 시장에서 한컴의 점유율은 0.4%에 불과하지만 세계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MS에 이어 세계 2위”라며 “한컴만이 유일하게 MS에 대항해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초 나올 새 오피스 프로그램을 앞세워 세계 시장 점유율을 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면서 “5%만으로도 1조5000억 원 이상 매출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문] 동아일보 / 김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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